종교

세 종교(불교, 개신교, 가톨릭)의 신관

Dr.박 2010. 11. 27. 11:11

 

 

  불교에서는 신을 포함한 우주의 모든 삼라만상은 인간의 마음에서 생겨난다고 본다. 따라서 인간의 마음이 멸하면(생각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한편 불교는 인간과 세상이 인과법칙에 따라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존재한다고 믿는 반면에, 이 인과율에 따라 존재하는 모든 것들 가령 결과(물)로서의 인간과 세상의 근원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는다. 예컨대 한 인간이 있으면 그 근원인 부모가 있고 또 그 부모의 근원인 조부모가 있는데 이렇게 거슬러 올라간 첫 번째 인류와 세상의 시작에 대한 설명이 없다.

 

  이 '첫 근원내지 원인'에 관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존재는 반드시 하나의 '부동의 동자'(不動의 動者, the unmoved Mover)가 있어 '제일 원인'으로서 모든 존재들을 움직이지만 본인은 다른 존재에 의해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이해하였다. 반면에 불교는 이 모든 삼라만상을 움직이고 주관하는 제일 원인 즉 절대자로서의 신에 대한 설명 대신에 존재하는 모든 것 안에는 불성이 있고 이 불성을 가진 존재가 미혹을 벗어나면 또 하나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것 한 가지는 불교에서 말하는 신은 사찰 입구 사천왕같이 하늘의 천신들(gods)을 의미하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창조하고 다스리는 절대자로의 신(God)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편 그리스도교의 신관은 그들의 신앙 고백 기도문인 사도신경 안에서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개신교와 가톨릭이 이를 공유하는데 그 중 보다 현대적 언어로 번역된 가톨릭의 사도신경은 이렇게 시작한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그리스도교의 신 즉 하느님은 전능하신 하늘의 주인이요 하늘과 땅과 온 삼라만상을 만드신 창조주이시다. 실제로 성경의 첫 부분인 창세기의 ,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해와 달) 별들도 만드셨다..."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는 대목은 그분이 세상과 우주와 인간까지 지은 전능하신 존재로 이 모두의 근원임을 보여주며, '우리'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은 한 분이 아님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하느님은 누가 창조하였으며 '한 처음'은 무엇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부동의 동자(the unmoved Mover)'는 모든 원인들의 첫 원인으로서 소멸되지도 나눠지지도 않는 영원한 존재이다. 그 존재가 불멸하지 않다면 이미 다른 존재나 그 무엇의 영향을 받아 변화한다(움직인다)는 뜻이므로 타존재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 제일 원인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인간이 이해하기 힘들더라도 그리스도교의 신은 모든 존재 이전에 이미 존재하면서 모든 존재가 존재토록 한 근원이다. 이어서 성경의 '한 처음'이란 표현은 '태고적에' 즉 아득한 옛날이란 의미인데, 아리스토텔레스적 관점에서 볼 때도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움직이는 것이므로 영원한 '부동의 동자'에 의해 움직이는 유한한 존재일 따름이다. 실제로 그리스도교에서 하느님은 시공을 초월한 존재로 그분에게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가 없고 단지 이 세상과 인간에게 이를 부여하여 인간이 3차원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그분은 인간사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마치 파노라마를 보듯 한 눈에 봄으로 미래에 일어날 일들도 미리 예언자(선지자)들을 통해 알려줄 수 있었고, 공간적으로도 부활한 그리스도의 경우를 보면 문을 걸어 잠그고 있던 제자들에게 그 문(벽)이라는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그대로 통과하여 제자들 앞에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하느님은 신학적으로 삼라만상을 무에서 '말씀'으로 창조하셨는데 이 '말씀'이 하느님 성자인 예수 그리스도이다. 이는 신약의 요한 복음서 서두에서 잘 드러난다.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따라서 그리스도는 영원으로부터 아버지인 성부와 함께 계시되 창조되지 않은 본질상 같은 하느님이시다.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녀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그리고 구약에서 예언한 때가 오자 하느님 성자는 인류 역사 안으로 육화되어 들어온다. 그러나 하느님이시기에 남녀의 관계를 취하지 않고, 모든 거룩함이 있는 곳에 계시는 하느님 성령을 통해 그분의 거룩한 궁전인 동정녀 마리아의 육을 취해서 세상에 태어나신다. 따라서 성자는 참 하느님이요 동시에 참 사람이며, 성령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세 번째 위격으로 역시 영원으로부터 성부와 성자로부터 창조되지 않고 나신 참 하느님이다. 즉, 잎은 셋이나 하나인 세잎 클로버처럼 기능상 셋이나 본질상 하나인 삼위일체 하느님 신앙은 그리스도교의 핵심 신관이다.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그러나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는 석가모니가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이 세상을 떠난 것과는 대조적으로 스스로 고난받는 속죄양으로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다. 그것은 죄많은 인류 구원을 위해 누군가의 보속과 속죄의 피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흘 뒤 부활하여 승천한 후에는 다시 세상에 오실(재림) 때까지 성부 오른편에 계시는데 다시 오실 때에는 모든 억조창생의 심판자로서 오시기로 되어있다. 즉 천국과 지옥의 열쇠를 쥐고 세상을 심판하러 오신다. 따라서 그리스도교의 신은 자애가 충만한 분이지만 동시에 엄위하신 분으로 사랑과 정의를 겸비한 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