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이라는 말은 어린이들에게는 예외일까. 어린이로 살기 좋은 나라 톱 10을 유럽이 싹쓸이한 가운데 비유럽권 국가로는 한국만 유일하게 10위에 턱걸이했다.

지난 9일 문을 연 서울 면목동 중랑천 물놀이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박종근 기자
아동구호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이 최근 내놓은 '어린 시절의 끝 2017'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독일·벨기에·키프로스와 함께 아동기를 보내기 좋은 나라 공동 10위에 올랐다. 조사는 아동 관련 통계를 얻을 수 있는 172개국을 대상으로 했다. 공동 1위는 노르웨이·슬로베니아, 3위 핀란드, 4위 네덜란드, 5위 스웨덴, 6위 포르투갈, 7위 아일랜드, 8위 아이슬란드, 9위 이탈리아다. 유럽국가가 상위권을 휩쓴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만 10위에 턱걸이를 한 것이다. 미국은 36위를 기록했다. 유아 교육이나 아동을 위한 다른 사회 프로그램에 돈을 별로 쓰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이 보장되는 국가 톱10과 득점. [세이브더칠드런 보고서]
반면 아이들에게 최악의 나라 10곳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 차지했다. 매해 수백에서 수천명의 어린이들이 말라리아와 설사병으로 목숨을 잃는 지역이다. 최악은 서아프리카 니제르였다. 2위 앙골라, 3위 말리, 4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5위 소말리아, 6위 차드공화국, 7위 남수단, 8위 부르키나파소, 공동 9위 시에라리온과 기니 순이었다. 최악의 나라인 니제르의 출산률은 7.6명으로 세계 최고다. 니제르 다음으로 아이들이 살기 나쁜 나라인 앙골라는 아프리카에서 두번째로 큰 산유국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기의 끝' 2017 보고서 표지.
전세계 아동 중 2억6300만명은 학교를 못 다니고, 1억6899만명은 일터로 내몰린다. 5세 미만 아동 1억5600만명이 발달장애를 겪으며, 4000만명이 어린 신부가 된다. 2800만명은 집을 떠나야 했다. 매해 15-19세 소녀 약 1600만명과 15세 미만 소녀 100만명이 출산한다. 매년 5세 미만 어린이 600만명이 목숨을 잃는다. 즉, 하루 1만6000명이 5살이 채 안 돼 사망하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유행병으로 사망하는 아동의 3분의 2가 인도·파키스탄·니제르·중국 10개 나라에 몰려있다.
말리에선 무려 34%가 학교에 다니지 못한다. 80명 중 1명은 분쟁으로 강제 이주를 해야 하는 처지다. 시리아 아동 약 65%가 고향에서 내몰렸다.19세 이하 아동·청소년 대상 살인 범죄가 가장 빈번한 10개국은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에 몰려있다. 온두라스·베네수엘라·엘살바도르·콜롬비아·브라질 순이다.

세이브더칠드런 보고서 중 조혼에 대해 보고한 부분.